‘세계 태권도 수도’ 외치던 춘천, ‘안전불감증’ 에어돔 대란… 무너진 것은 에어돔이 아니라 신뢰였다

임장섭 대표 겸 발행인 khutkd5888@naver.com
2026-07-22

⏩수십억 원 예산 투입에도 안전·운영 모두 낙제점
⏩조직위원회 전면 쇄신 없이는 국제대회 개최 자격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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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무예신문] 71개국 4천여 명이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의 ‘2026 춘천코리아오픈 국제태권도대회’는 참가 규모와 외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이 드러난 국제대회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회 기간 중 에어돔 수용인원 초과, 출입 통제 실패, 경기 지연, 계체 혼선, 현장 접수, 새벽 1시를 넘긴 경기 종료까지 국제대회에서는 발생해서는 안 될 문제가 연이어 발생했다. (재)춘천레저태권도조직위원회는 폭우와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을 원인으로 설명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명이 되기 어렵다.

 

국제대회의 운영 역량은 예상 가능한 변수까지 사전에 대비하는 데서 평가받는다. 비가 내린 것이 문제가 아니라 폭우에 대비한 운영 매뉴얼이 부족했던 것이 문제였고, 관람객이 몰린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인원을 안전하게 수용하고 통제할 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이 더 큰 문제였다.

 

춘천은 그동안 '세계 태권도 수도'를 목표로 세계태권도본부(WT) 유치와 함께 국제대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코리아오픈을 비롯해 태권도문화축제, 월드컵, 버추얼태권도, 장애인대회, 시범·격파대회 등 외형은 눈에 띄게 성장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규모의 성장에 운영 능력이 따라가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이는 단순한 돌발 상황이 아니라 누적된 운영상의 허점이 한꺼번에 드러난 결과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수십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국제대회였음에도 현장에서 드러난 모습은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안전관리 부실, 출입 동선 혼란, 안내 부족, 경기 운영 미숙, 참가자들의 장시간 대기 등 기본적인 운영 시스템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은 자연스럽게 '그 많은 예산은 과연 어디에 쓰였는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

 

국제대회의 품격은 화려한 개막식이나 참가국 숫자가 아니라 선수와 관람객들이 안전하고 공정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운영하는 데서 결정된다.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체감한 것이 안전과 신뢰가 아닌 혼란과 불편이었다면, 예산이 어디에, 어떤 우선순위로 집행됐는지에 대한 점검 역시 불가피해 보인다.

 

춘천시장인 육동한 (재)춘천레저태권도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8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이번 사안을 단순한 사과로 마무리해서는 안 된다. 왜 수용 인원을 초과해 입장을 허용했는지, 현장 접수 운영은 어떤 판단으로 이루어졌는지, 안전관리 계획은 적절했는지 등 사고 발생 원인과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규명해야 한다. '폭우 때문이었다'는 설명만으로는 국제대회를 치르는 조직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춘천코리아오픈은 26년 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제태권도대회로 성장해 왔다. 그 권위와 명성은 오랜 시간 축적된 신뢰 위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신뢰를 잃는 데는 단 하루면 충분했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운영 실수가 아니라 국제대회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인 안전, 공정성, 신뢰가 동시에 흔들린 안전불감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춘천이 진정한 세계 태권도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행사나 더 큰 규모의 대회가 아니다. 무엇보다 선수와 지도자, 관람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운영 철학, 예산의 투명한 집행, 현장 중심의 위기관리 시스템, 책임 있는 조직문화가 먼저 확립되어야 한다.

 

이번 논란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지 못한다면 무너지는 것은 에어돔만이 아니다. 춘천이 수십 년 동안 쌓아온 국제대회의 신뢰와 브랜드 가치 역시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 이번 사태를 철저한 진상 규명과 조직 혁신의 계기로 삼아, 춘천코리아오픈이 다시 세계 태권도인들이 신뢰하는 국제대회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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