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자 경희대 교수, 조선 맨손무예 ‘권법보’에 생명을 불어넣다… 문헌 속 전통무예, 태권도의 미래와 잇다

임장섭 대표 겸 발행인 khutkd5888@naver.com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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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무예신문] 수백 년 동안 문헌 속에 잠들어 있던 조선의 맨손무예가 다시 사람의 몸을 통해 깨어났다. 그 중심에는 경희대학교 체육대학 태권도학과 임신자 교수가 있다.

 

1790년 정조의 명으로 편찬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 속 ‘권법보(拳法譜)’를 오늘날의 공간에서 직접 몸으로 재현하고, 그 속에 담긴 움직임의 의미를 되살리는 작업이 시작됐다.

 

임신자 교수와 경희대 태권도학과 권법연구회는 지난 8월 6일(목)부터 8일(토)까지 사흘간 경희대학교에서 ‘제1회 무예도보통지 권법보(정조세) 세미나’를 개최했다. 첫날에는 국기원 노순명 이사장이 현장을 찾아 참가자들을 격려하며 전통 무예의 실기 복원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번 세미나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옛 문헌을 읽고 해석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는 데 있다. 책 속의 글과 그림을 다시 몸으로 옮기고, 기록된 동작이 실제로 어떻게 연결되고 작동하는지를 직접 수행하며 검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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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자 교수는 문헌 속에 기록된 28개의 ‘세(勢)’를 하나하나 몸으로 풀어냈다. 참가자들은 탐마세(探馬勢)를 시작으로 현각허이세(懸脚虛餌勢), 칠성권세(七星拳勢), 복호세(伏虎勢) 등을 차례로 수행하고, 마지막 동작인 오화전신세(吳花纏身勢)까지 전체 흐름을 실연하며 조선 맨손무예의 움직임과 구조를 살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단순한 동작 재현에 그치지 않았다. 원문의 글과 그림, 그리고 권법총도(拳法總圖)에 담긴 정보를 바탕으로 손기술인 수법(手法), 발기술인 각법(脚法), 몸의 움직임인 신법(身法)의 원리를 분석하고, 각각의 동작이 어떻게 하나의 연속적인 공방 체계로 이어지는지를 탐구했다.

 

임신자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문헌 속 무예를 어떻게 실제 움직임으로 되살릴 것인가’라는 질문에 집중했다. 특히 권법보에 등장하는 ‘세(洗)’의 의미를 단순히 ‘씻는다’는 문자적 해석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동작의 맥락에 따라 손을 교차해 비벼 튕겨 던지는 움직임과 쓸어 막아내는 움직임 등으로 구분해 해석하는 등 실기 중심의 연구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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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자 교수는 “권법보는 단순한 옛 문헌이 아니라 태권도를 비롯한 현대 격투술로 응용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전통 신체 문화의 정수”라며 “지금까지의 연구가 번역과 이론에 그쳤다면, 이번 세미나는 기술적 구조를 몸으로 검증하는 태권도학계의 첫 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전의 글과 그림, 총보를 바탕으로 손기술과 발기술, 몸쓰임의 원리를 깊이 있게 분석했다”며 “전통 무예가 현대 무도 체계와 어떻게 창의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모색하는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세미나를 통해 책 속에 잠들어 있던 28개의 세(勢)는 임신자 교수와 연구자들의 몸을 통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은 과거로 돌아가기 위한 것이 아니다. 조선의 전통 무예가 태권도와 현대 무도 속에서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묻는 미래를 향한 움직임이다.


임신자 교수의 손끝과 발끝을 통해 다시 살아난 조선의 권법보는 이제 단순한 복원을 넘어, 전통과 현대를 잇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수백 년의 시간을 넘어 되살아난 권법보가 태권도의 역사와 미래를 잇는 새로운 연구의 길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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