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수 칼럼] 우리가 아는 태권도와 우리가 알아가야 할 태권도 (제16편)

김선수 부회장 겸 논술위원 khu916@hanmail.net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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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태권도 수련 가치의 필요성과 삶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김상윤 교수는 2030년이 되면 AI의 획기적인 특이점의 시대가 올 것이며, 우리는 그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많은 전문가들 역시 AI가 인간의 삶과 산업, 교육, 일하는 방식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태권도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나는 이 질문을 지금부터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인공지능(AI)이 일상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온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AI는 인간의 지식과 정보를 빠르게 분석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내며, 우리가 생각하고 일하는 방식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분명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과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요한 질문도 던진다. AI가 인간보다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인간은 무엇을 더 배워야 하는가?


나는 그 질문의 답 가운데 하나가 태권도 수련에 있다고 생각한다.


AI가 몸을 단련시키거나 정신을 수련해 주지 않는다. 또한 우리의 마음밭을 건강한 삶의 생태계로 준비해주지도 않는다.


AI 시대의 태권도는 단순히 몸을 단련하는 운동이 아니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수록 인간의 정신과 관계, 자기조절과 공동체 의식은 더욱 중요해진다. 따라서 태권도 수련은 신체 기술의 습득을 넘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역량을 기르는 교육으로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첫째, 태권도는 인간 중심의 정신을 회복하게 한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르고 효율적인 판단을 수행한다. 그러나 인간의 삶은 효율성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누군가를 존중하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것은 데이터만으로 완성되는 능력이 아니다.


태권도의 예의와 존중, 인내와 극기, 절제와 책임의 정신은 바로 이러한 인간다운 가치를 수련하게 한다. 특히 태권도의 ‘예(禮)’는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극기(克己)’는 자신의 욕망과 감정을 스스로 다스리는 힘이다. 결국 태권도 수련은 외부의 기술을 습득하는 동시에 자신의 내면을 성장시키는 과정이다.


AI가 인간의 능력을 확장할수록 인간은 자신의 내면을 더욱 깊이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태권도는 AI 시대에 인간의 중심을 지켜주는 수련이 될 수 있다.


둘째, 태권도는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하는 교육이다.


AI 시대의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창의성, 자기 주도성, 문제 해결력, 협업능력과 같은 역량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 역시 건강한 몸과 안정된 마음을 바탕으로 할 때 지속될 수 있다.


태권도 수련은 몸을 움직이고, 반복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통제하는 법을 배운다. 한 번의 동작을 완성하기 위해 수없이 반복하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다시 시도하면서 과정의 가치를 경험한다. 이러한 경험은 삶의 태도로 이어진다.


수련의 지속성이 삶의 지속성을 만들고, 자기 통제가 삶의 방향을 만든다. AI가 답을 빠르게 제공해 주는 시대일수록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끝까지 실행하는 인간의 힘은 더욱 중요해진다. 태권도는 바로 그 힘을 몸으로 경험하게 하는 교육이다.


셋째, 태권도는 사회적 관계와 포용을 배우게 한다.


AI 기술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 방식도 변화시키고 있다. 온라인에서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될 수 있지만, 연결된다는 것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태권도장은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땀을 흘리고 서로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공간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어린이와 성인, 서로 다른 환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수련하며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배운다.


특히, 포용 태권도는 AI 시대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회가 더 편리해지는 것만큼이나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태권도는 함께 수련하고, 서로 기다려 주며,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는 경험을 통해 공동체의 가치를 몸으로 가르칠 수 있다.


넷째, 태권도는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미래로 연결한다.


AI 시대는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더욱 빠르게 허물고 있다. 세계가 하나의 디지털 공간에서 연결되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스스로 누구이며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를 더욱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태권도는 대한민국이 세계에 전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 자산이다. 태권도는 한국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 세계인이 수련하고 경험하는 글로벌 무도이자 스포츠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의 정신과 문화는 태권도를 통해 세계와 만나고 있다.


따라서 미래의 태권도는 전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AI·XR·디지털 콘텐츠 등 새로운 기술과 만나면서 한국의 정신을 미래의 언어로 전달해야 한다. 기술은 변화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기술 안에 담아야 할 가치는 우리가 선택해야 한다.


다섯째, AI는 태권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태권도 수련을 확장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AI는 태권도 수련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 동작 분석을 통해 자세와 움직임을 분석하고, 개인별 수련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온라인과 XR 환경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태권도를 경험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AI가 사범을 대신하거나 태권도의 정신을 대신할 수는 없다.


AI가 동작의 정확성을 분석할 수는 있지만 수련생의 마음을 이해하고 기다려 주는 것은 인간의 역할이다. AI가 데이터를 보여줄 수는 있지만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따라서 AI 태권도의 핵심은 ‘AI가 태권도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태권도를 더 잘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어야 한다. 결국, AI 시대에 태권도를 다시 배워야 한다.


AI 시대의 태권도 수련가치는 신체기술의 향상에만 있지 않다. 정신을 세우고, 몸과 마음의 균형을 만들며, 자신을 통제하고, 타인을 존중하며, 공동체와 함께 성장하는 힘을 기르는 것. 이것이 AI 시대에 태권도가 가진 중요한 미래가치다.


기술이 인간보다 빠르게 발전할수록 인간은 인간다움을 더 깊이 배워야 한다. AI가 더 많은 지식을 제공할수록 우리는 지식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지혜를 길러야 한다. 태권도는 그 지혜를 몸으로 배우는 수련이 될 수 있다.


도장에서 배우는 한 번의 인사, 한 번의 발차기, 한 번의 반복과 한 번의 실패는 단순한 운동 경험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가 되고,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되며, 결국 삶을 살아가는 태도가 된다.


태권도는 몸을 움직여 정신을 깨우고, 정신을 깨워 삶을 변화시키는 수련이다. AI가 우리의 삶을 더욱 빠르게 변화시키는 시대, 우리는 오히려 더 천천히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더 빠른 기술보다 더 깊은 정신이 필요하고, 더 많은 정보보다 더 바른 판단이 필요하며, 더 강한 경쟁력보다 더 성숙한 인간성이 필요하다. 그것이 우리가 AI 시대에 태권도를 다시 배우고, 다시 가르치며, 다시 전해야 하는 이유다.


AI 시대의 태권도는 과거의 태권도를 지키는 데 머물지 않는다. 인간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태권도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사람을 성장시키는 태권도, 사람을 연결하는 태권도, 사람의 정신을 지키는 태권도. 인류 역사에 기여하는 태권도 그것이 우리가 알아가야 할 AI 시대의 새로운 태권도이다.


세계태권도무예신문 부회장 겸 편집위원 김선수 체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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